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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 유보트 (The Boat, 1981)

평면우주 2011. 6. 17. 10:58

 

금요일 저녁 EBS에서 해주는 명화 극장을 (참고로 EBS에서 해주는 영화는 "진짜" 명화이다.) 가끔 보곤 하는데, 지난 주에 우연히 보게 된 특전 유보트는 뭐라 없는 감정을 안겨준 작품이었다.

마치 유보트에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와 세트, 답답하고 긴박한 순간을 잘 표현해내는 심리 묘사 연출, 1981년 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영화의 특수효과가 백미다.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긴 상영시간 (210분)을 가진 영화지만, 어느새 화면에 집중하게 되고 3시간 30 동안 유보트에 선원이 되어 버렸다.

 

독일인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영화는 나치의 사상, 선과 악의 구분, 전쟁의 목적들을 다루는 대신 철저하게 유보트 U-96, 정확히는 U-96 탑승해 있는 선원-인간- 집중하게 한다.




<지브롤터 해협 위성 사진 , 위가 유럽, 아래가 아프리카>

 

영화의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U-96 함장은 상부로부터 불가능에 가까운 명령을 받게 되는데, 영국군이 봉쇄하고 있는 지브롤터 해협을 뚫고 지중해로 들어 가라는 이였다.
나는 명령 자체에 관심이 갔는데, 이미 독일은 패전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상부에서도 이를 모를 리 없을 텐데, 아무런 의미가 없는 명령을 내린 이유가 궁금해졌다. (소설이 실화를 바탕으로 써졌기 때문에 실화일 것이다.)

육지, 제공권은 물론 해상에서도 열세로 몰리게 독일군은 항복하기 전까지 어떻게라도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하기 위해서 지중해를 탈환하려고 했던 걸까? 영국이 자랑하는 포위망을 뚫어서 영국 해군의 자존심을 건들고 싶은 아니었을까?

아무튼 U-96 침몰의 위기로부터 "신의 자비" "인간의 노력"으로 살아나게 된다. 하지만 비극적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데... 허망한 결말은 전쟁의 허망함을 너무나 표하고 있다. (역시 현대전은 제공권이…)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는데, 폭뢰들이 터지는 종군기자가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침대로 들어가 울면서 보는 사진이 있는데 나는 여자 사진일 알았는데, 하얀 스키장 몽블랑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심해에서 죽음의 위기 보던, 하얀 설산의 흑백 사진이 나의 마음의 구석을 아프게 했다.

 

아래는 유보트를 격침시키는 사진들이 있는 블로그다.

http://blog.naver.com/ddody11/20086588193